♧ 말 – 김항신 한동안 그녀는 할머니, 라 했대 머리도 할머니 할머니 옷도 할머니 할머니 마음도 할머니 할머니 몸도 불뚝불뚝 한동안 그녀에게 말했었대 사십 대 미시족 머리도 옷차림도 그렇게 이국적이라고 다시 할머니를 봤어 팬데믹 오던 날 이제 그만 봄이고 싶고 가을이고픈 할머니 벨롱 머리 요정*은 이렇게 말했대 할머니~~~ 아직 괜찮아~요 --- * 벨롱 헤어샵 ♧ 영(靈)의 탈출 – 문무병 많은 걸 말하지 않겠소. 친구다운 수다 또한 서툴러 바람이 샘에게 드리는 선물 나의 발자국 하나와 영이 바다를 건너 다시 한 번 무심천변을 돌다 온 얘기를 나는 이를 ‘영의 탈출’이라 하겠소. 얘기를 거는 데는 큰마음인 듯 무심하고 자잘한 맘 가득 담아 인정 넘쳐나는 양(+)과 음(-)의 중간 영(0)이요 중심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