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 새잎 – 임정현 어디서 삼동을 견디었을까 저 맑은 연둣빛 얼굴 새순의 옹알이 바람과 바람 빗방울 띠뜨르르 가지 위에 새잎 눈 뜨는 날 색색의 빛깔들 해에게서 나와 지상의 열락이 시작되었다 ♧ 여행의 맛 – 김수연 온밤을 달려가면 기꺼이 맞이하는 발가벗은 선바위 꼭대기에 비추던 아침 해 황홀히 퍼져 금빛의 출렁거림 밤과 낮이 바뀌고 마주한 뜨거움이 하루를 안아 품고 서서히 빠져들어 백룡담 푸른 물속은 경이로움 차고 넘쳐 액체 같은 햇살이 수면 위를 휘저을 때 저 바람 파고들어 시리게 흔들리며 태화강 십리 대밭이 용암정을 기웃댄다 ♧ 휴양지에선 ‘숲 멍’을 - 우형숙 숙제하듯 밥을 먹고 창문을 활짝 연다 오늘도 여지없이 수런대는 녹색물결 그렇지 침묵의 햇살도 숲 속에선 저리 웃지 따뜻한 차 한 잔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