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잠 속에 바다는 나의 잠 속에 바다는 고요한 어둠이다 별들은 바다 피 빨아올려 곱게 빛나 물소리 깊어 어둠만큼 출렁이고 머뭇거리는 한 점 바람 없고 물길조차 없는 바다에 누워 고요하게 눈 뜨는 빈 배 하늘 끝까지 출렁이는 어둠의 고요 수평선을 껴안은 채 뜨겁게 밤바다에 나가 있었네 바다 발소리, 날갯짓 소리 바다는 무덤 속 빛깔로 숨죽인 채 허공에 떠 있고 맨발로 떠도는 것 모두 나의 잠에 스미어 스멀거린다 눈먼 물고기 하나 밤새 온 바다 휘젓고 있다 ♧ 늙은 배의 꿈 1.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앉으려고 해 살 속엔 녹슨 피 떠돌아 허파의 바람도 허하군 늪 같은 잠 그리워 심장의 피는 불꽃 시들어가고 등뼈는 고목 등걸 밑창엔 세월의 따개비 잔뜩 붙어 발걸음 붙잡곤 해 바다와 첫 만남은 황홀이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