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2023/06/22 2

계간 '산림문학' 여름호의 시(1)

♧ 수목원을 걸으며 – 김용학 매일 새벽 수목원을 홀로 걷는다 그곳은 사계절이 사이좋게 오간다 꽃들의 향연이 열리는 봄 녹음이 짙어가는 여름 풍요로운 단풍의 가을 침묵과 적막 속의 겨울 삶에도 이 모든 흐름이 너울거리지만 그곳은 인생이라는 공식도 정답도 없이 모든 과정을 담아낸다 흐르는 세월 속 법이 없고 식이 없는 꽃이여, 나무여! 치유의 스승이여 나의 벗, 나의 애인 사랑이여 ♧ 해변으로 가면 – 김학균 두 어린이 엄마 손잡고 천천히 걸어가는 해변 길 파도는 이랑지며 놀고 태양이 스치듯 지나다가 추억을 널어놓은 수평선 꿈 노래를 연주하는 파도 햇살 아래 잠든 꽃 등대 넘실거리며 다가와 해변을 쓰다듬는 잔물결 여인이 사랑했던 추억과 어린이의 꿈이 찰랑거린다 ♧ 간월도 – 구자운 달을 감상하기에 안성맞춤..

문학의 향기 2023.06.22

남대희 시집 '어느 날 찾아온 풍경들의 기억'(1)

♧ 시인의 말 처음에 나는 시詩가 세상의 꿈이고 희망이었음 했다 지금도 그렇다. ♧ 자화상 조각구름들 작은 섬들이라면 여기 나는 작은 돌고래 슬픔을 분수같이 토해 내는 진화하지 못한 포유류 억만년 원죄 어쩌지 못하는 아가미도 없는 물고기 힘찬 유영으로도 닿지 못하는 본능의 대륙붕 너머 마른 모래톱 비늘 털어 내고 지느러미 잘라 내고 뭍으로 기어오를 그 날에 선혈처럼 붉은 해당화 ♧ 포스트잇 우리네 사는 마을은 다 거기서 거기에요 색깔이야 각자 다르지만 서로서로 등 붙이고 살다가 떨어질 땐 쉽게 떨어져야죠 너무 꽉 붙으면 언젠가 찢어지는 아픔을 겪을지도 몰라요 이별할 땐 예쁜 기억만 살짝 메모해 두는 ♧ 피뢰침 빛바랜 옥탑 우뚝한 라만차 돈키호테의 녹슨 창 햇빛 쨍쨍한 날 뜨거운 인내 지루한 기다림 폭풍우..

문학의 향기 2023.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