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메마씸* – 김영란 섬에선 나무들도 바람의 눈치를 본다 머리채 잡혀 끌려가던 북촌마을 머귀나무도 “예”인지 “아니오”인지 끝내 답을 못했나 직립을 포기하고 엉거주춤 서 있는 거 봐 무자년 섬사람들의 생존의 그 화법처럼 쉽사리 꺼내지 못한 채 맴돌고만 있었지 --- *‘글쎄요’의 제주말. ♧ 시국선언 – 김연미 참을 만큼 참은 거야 내 탓이라 하지마 활성화된 DNA 생존본능을 자극해 부당한 분배 앞에서 침팬지처럼 울부짖지 가지 치고 꼬리 자르고 자연선택을 도용해 사람종 진화의 길에 약육강식도 끌어오고 분노의 유전인자를 자꾸 도태시키지 꼬리를 내리지 마 길들여지지 않을 거야 두 발로 선 피테쿠스 지혜에 지혜를 얹어 울타리 걷어치우고 호모사피엔스 사피엔스 ♧ 문득 흰 바람이 불었는데 – 김정숙 길 잃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