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오승철 시인의 대표작] ♧ 송당 쇠똥구리 ․ 1 겨울 송당리엔 숨비소리 묻어난다 바람 불지 않아도 중산간 마을 한 녘 빈 텃밭 대숲만으로 자맥질하는 섬이 있다 대한에 집 나간 사람 찾지도 말라 했다. 누가 내 안에서 그리움을 굴리는가 마취된 겨울 산에서 빼어낸 담낭결석(膽囊結石) 눈 딱 감고 하늘 한 번 용서할 수 있을까 정월 열사흘 날, 본향당 당굿마당 4.3땅 다시 와 본다, 쌀점 치고 가는 눈발. 그렇게 가는 거다. 신의 명을 받아들면 정 하나 오름 하나 휘모리장단 하나 남도 끝, 세를 든 세상, 경단처럼 밀고 간다. --- *송당리 : 구좌읍의 중산간 마을. 멸종 위기의 쇠똥구리는 이 지역 인근 오름 등에서만 볼 수 있다. ♧ “셔?” 솥뚜껑 손잡이 같네 오름 위에 돋은 무덤 노루귀 너도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