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백 – 정수자 백석 편에 숨겨 놓은 애인의 심화처럼 저음의 행간마다 눈썹 시린 여진은 때 없이 애가 마르는 통영 어느 물살 같아 돌아올 길 아예 잃은 무지외반 탁발처럼 먼물에도 자분자분 귀밑 세는 여진은 바람의 여음을 짚다 혀를 데인 풍경風磬 같아 ♧ 시래기의 힘 - 우은숙 행여, 기죽지 마라 환절기 몸살이다 맨 처음 네 입술이 세상 향해 삐죽일 때 성급히 너를 잊고자 흰눈을 기다렸다 그 겨울 오고 곤궁해진 오후 2시 행여 기죽지 마라 나는 새로 태어난다 뜨겁게 몸 던진 순간 함박눈이 내린다 대붕의 날개짓으로 세계를 받치던 힘 이제는 실직 앞에 허공 품는 시래기지만 절대로 기죽지 마라 당신은 아․버․지․다 ♧ 소금쟁이 - 이애자 몰입이 무섭네요 각 잡힌 스텝 보세요 달리 쟁이겠습니까만 조력자가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