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하루는 24면의 신문이다 나는 자정이 되면 신문처럼 시간을 접어서 쌓아 놓는다 하루를 접어서 쌓아 놓는다 그리고 새로운 신문을 맞는다 가끔은 지난 신문 뒤적거려 먼지만 폴폴 날린다 나는 석간신문일까 너는 조간신문일까 나는 구독자일까 너는 발행인일까 내가 신문(新聞)보다 신문(新門)을 더 좋아하고 신문(新文)을 더 사랑하여 하루가 온통 문과 글로 보인다 하루는 24면의 신문이고 한 해는 365쪽의 책이다 ♧ 소망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리의 길을 여행하고 만 명의 친구를 사귀어라* 하지만 나는 단 한 권의 책을 읽고 단 한 곳을 여행하고 단 한 사람만을 사귀고 싶다 나는 평생 단 한 권의 당신을 읽고 단 한 곳의 당신을 여행하고 단 한 사람, 당신만을 사랑하고 싶다 이것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