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장장이의 망치질 날씨가 아무리 춥거나 더워도 망치질 소리는 여전히 크게 들린다 들어서는 인기척에도 아랑곳없이 망치질에 열중인 대장장이의 눈은 알게 모르게 붉은 물이 든 지 오래다 소리와 소리가 격렬히 부딪치는 망치질에는 대장장이의 오랜 기원도 함께 섞여있음이 틀림없다 이유 없이 하늘이 흐린 날에는 대장간 구석에 쌓여 있는 낫들이 세상의 ‘악’을 자르는 ‘칼’들이 오랜 시간 동안 함께 춤을 춘다 대장장이는 하루도 쉬지 않는다 터지는 불빛을 보며 쇠를 달구고 거친 망치질로 생애를 담금질한다 빠르게 쌓이는 권태를 물리치면서 ♧ 사막을 걸으며 회색빛 바람이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팽이처럼 돌다 멈춘 모래 알갱이들이 자잘하게 움푹 팬 구멍에서 멈추었다 발걸음에 수평이 허용되지 않아도 시커먼 구름이 하늘에 떠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