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로 대문을 나서는데 반짝 눈길을 붙잡는다 흙이라곤 한 줌도 보이지 않는 시멘트와 시멘트 사이 어떻게 비집고 들어왔을까 민들레 한 송이 빙그레 웃고 있다 흙 한 줌 없는 그곳 그 좁은 사이를 ♧ 감사한 하루 비행장 철조망 따라 철길 같은 데크길 걷는다 망루 바라보며 살랑대는 들꽃들과 눈인사하며 실루엣 같은 바람 슬며시 스쳐 지나가는 길에 포로롱 참새 한 마리 철조망 사이를 날아간다 이륙하고 착륙하는 비행기 따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연들 구름 따라 흩어지는 시간 큰 바위 얼굴 같은 한라산을 바라보며 두 발로 걸을 수 있음에 절로 감사하고 싶은 하루가 지나간다 ♧ 노란 엽서 도서관 창가에 서 있는 은행나무 한 그루 밤새 도착한 노란 엽서들 어디서 날아온 사연들인지 눈이 부시다 오가는 사람 뜸해 아직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