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수리 거욱대* 배냇냄새 그리울 땐 화성물 찾아간다 모나고 거친 돌이 몇 백 년 버티면서 비명도 절규도 없이 우두커니 서 있다 노략질 바다에서 내몰리고 쫓긴 날들 우금 하나 쇠솥 하나 탑 속에 묻으면서 만선의 제사상 위로 표류기를 다시 쓰네 그 여름 태풍일까 자연의 신비일까 사납던 매부리는 세월에 깎여지고 얼굴엔 소금 꽃 몇 점 하얗게 피어 있다 이 세상 누구인들 바란 대로만 살아가랴 빌엄수다 빌엄수다 밤새워 기도하던 어머니 따라나선 길 대물림으로 서 있네 --- *거욱대 : 용수리 바닷가에 있는 방사탑 2호로 마을의 재앙을 막기 위해 둥글게 쌓아 올린 돌탑이다. ‘화성물’ 가까이에 있는 탑이라 해서 ‘화성물탑’, ‘화성물답’이라고 불리며, ‘답, 답단이, 답데, 거욱, 거욱대, 가마귀 동산, 매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