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파수 내 방엔 매일 듣는 라디오 있습니다 밤 열시만 넘으면 어김없이 노크하는 몸 낮춘 세상 소요를 꿈결에서 듣지요 정해진 채널 외엔 관심이 없습니다 절로 절로 드나드는 놓아버린 마음처럼 늦도록 흔들림 없이 다가오는 주파수 주파수 그 건너에 슬픔이 있습니다 아련한 내 잠결 속 눈물이 스며들어 날마다 무명 베갯잇 얼룩져 있습니다 ♧ 생각의 차이 만 원을 훌쩍 넘기는 점심 한 끼 먹는 사람 만 원쯤에 팔리는 시집을 보고 나서 책값이 너무 비싸다 아깝다고 말하네 무슨 말 늘어놓는지 시인만 중얼중얼 만 원 한 장 아깝겠네 초라한 시집 한 권 요즈음 입맛 돋우는 먹는 것만 하랴만 사람아, 사서 먹는 바닐라 라떼 한 잔 한 끼만 배 부르는 포만감을 주지만 나 때는 시집 한 권이 인생울 바꿨다네 ♧ 스마트폰 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