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꽃 - 임미리 천지에 바람 소리 가득한 날 꽃잎, 소식 한 줄 전하네요. 바람 불어 이리저리 흔들리지만 부드러운 꽃잎 사이로 한 움큼의 향기 붉어져 그대에게 살며시 스며드네요. 나를 바람꽃이라 불러주세요. 세월 흘러도 잊지 않을 향기처럼 꽃의 화신으로 남을게요. 그대에게 영원히 머물 수 있기를 세상에 흔들려 형체를 잃어버려도 온몸으로 그대 감싸 안으며 천년인 듯 향기롭게 피어나기를 바람이 불러주는 노랫소리 천지가 온통 바람꽃이네요. ♧ 인디언 질경이 – 장문석 질기고 독하다는 말, 빈말이라도 하지 마세요 당신들이 우리 땅 빼앗았잖아요 짓밟고 또 짓밟았잖아요 수수만년 사원이자 신전이었던 숲, 그 영험에 불을 지르고 사냥하듯 총질까지 했잖아요 숲의 정령들이 구천을 떠돌고 별들의 춤사위가 고꾸라졌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