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녀할망 아직도 슬지 않은 산호초 기억 같다 절대로 난 안 죽을 거야 팔십다섯까지는 물에 들고 싶다던 해녀할망 물 일이 마음먹은 대로 안 되었던가 눈발이 세차게 퍼붓던 어느 겨울날 테왁만 바다에 둥둥 떠다녔다 어서 물 위로 올라오세요 목숨줄 테왁도 없이 어느 바다를 헤매시나요 테왁 주인 찾으러 거센 바다를 샅샅이 뒤졌지만 그 간절함은 먹빛 되어 돌아왔다 다시 잔잔한 바다는 수런거렸다 아이고, 우리 할망 올라와서 참 착ᄒᆞ다 이 사람 저 사람 고생시키지 않으려고 이렇게 올라왔구나 바다는 다시 물알로 물알로 외치고 돌고래 같은 설움만 휘몰이로 감겨진 해녀할망 끝끝내 손 놓지 못한 마지막 미역 한 줌 ♧ 오징어 말리는 시간 내 삶은 거친 물살 지나간 물밑이다 빨랫줄에 켜켜이 배어나온 소금기는 조금씩 빠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