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손 작대기로 탁탁탁 털어내는 어머니 쭉정이 이리저리 흩어지던 시간 앞에 손안에 참깨 뭇들도 기꺼이 함께 했네 곰방메 섭골갱이 소라 보말 날미역 뜨인 눈 한 순간도 손을 놓지 않았네 어느 날 다 놓아두고 저 건너에 간 빈손 ♧ 용수리 소고 단발머리 소녀가 넓미역을 따던 곳 그 건너 성창동네 긴 머리 땋은 숙자 캄캄한 콘크리트 속으로 하나둘 묻혀가네 절부암 열녀마을 굽이돌아 저 차귀도 용마저 떠날 것 같은 한숨을 푹푹 쉬고 찔레꽃 눈물 날리는 아버지의 당산봉 용수포구 접한 땅 급매물로 팝니다 힐긋힐긋 눈치 보는 감정가와 낙찰가 어쩌나, 내 소녀의 눈 용수리가 팔려가네 ♧ 제주해녀․11 한평생 항해라야 발동선 하나였네 자나미* 뒤로 하고 물 말아 밥 한 숟갈 난바르 뱃길 물결은 해녀노래 추임새 상군해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