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련의 잠 – 김영란 시작은 그리 아름답지 않아도 좋아 상처의 역설은 향기가 난다는 것 기막힌 반전이라도 저녁은 빛났잖아 끝난 줄 알았는데 이어지는 노래처럼 길은 또 시작되고 울음소리 부푼다 간신히 다독인 슬픔 붉은 꿈을 품은 거야 ♧ 툰드라 - 김영숙 저어기 돌담 위에 새순 돋아도 툰드라 김 시인 배롱나무꽃 바알가니 피는데 송령골 비크레기엔 아직도 툰드라 툰드라 ♧ 금뱃지 - 김정숙 매일 새 일하고 새 밥 먹고 새 집 살고 새 날을 살게 새 소리 하는 거라고 구구구 짹짹짹 까옥 그 소리가 그 말인가 ♧ 밀양이라 부르면 - 김진숙 아는 사람 하나 없는데 밀양이라 부르면 쇠사슬 칭칭 감은 할매들 마지막 일침 “산에도 주인이 있다 나를 밟고 가거라” 밤늦게 도착한 단장면 사연리는 산이 산을 업어주고 달빛..